조세 무리뉴(63)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 복귀와 함께 선수단을 상대로 의미심장한 '기밀 유지 테스트'에 나섰다. 선발 명단을 미리 선수들에게 알려준 뒤 일부러 외부에 새어나가는지 지켜보며 발데베바스 내부의 결속과 보안 상태를 확인했다.
스페인 '마르카'는 23일(한국시간) "무리뉴 감독이 선수단에 선발 명단을 미리 알린 뒤 발데베바스의 보안 상태를 시험했다"라고 전했다.
무리뉴 감독은 에스파뇰과 라리가 개막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는 "무리뉴의 첫 선발 명단이라...여러분 중 누가 더 좋은 연락망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 보자"라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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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선수들은 이미 누가 뛰는지 알고 있다. 내 일은 숨기는 게 아니다. 아마 몇 시간 안에 여러분에게 정보가 도착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겉으로는 기자들을 향한 농담처럼 들렸지만 마르카는 이 발언의 의도가 그보다 훨씬 깊었다고 설명했다. 무리뉴 감독은 이미 선수들에게 선발 명단을 전달했고, 이를 숨기기는커녕 선수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까지 공개했다. 이후 정보가 실제로 외부로 흘러나가는지 지켜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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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선수단 전체를 상대로 한 시험이었다. 마르카는 "무리뉴는 판을 열고 카드를 나눠준 뒤 기다렸다. 선발 명단은 미끼였고 선수단의 반응이 시험이었다"라고 표현했다.
핵심은 에스파뇰전에 누가 선발로 출전하느냐가 아니었다. 선발 명단이라는 내부 정보가 발데베바스를 빠져나가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아예 밖으로 나가기는 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진짜 목적이었다.
무리뉴 감독에게 이런 문제는 낯설지 않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이어진 레알 마드리드 1기 시절 내부 정보 유출은 선수단의 대표적인 갈등 요소 가운데 하나였다. 선발 명단부터 라커룸 내부 대화, 선수단 관련 내용까지 언론에 공개되면서 내부에 정보를 전달하는 인물이 있다는 의심이 커졌다.
당시 무리뉴 감독을 보좌했던 후이 파리아는 이후 이 문제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누가 내부 정보를 흘리는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 거의 확신했다. 결국 답은 신문에 나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명할 수는 없지만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면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선수단에 몸담았던 마르셀루 역시 훗날 내부 정보 유출 문제를 떠올리며 강한 표현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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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까지도 당시 입을 놀린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 알고 싶다"라고 말했다. 마르카는 중요한 것은 당시 내부 유출자가 누구였는지 다시 특정하는 일이 아니라고 짚었다. 그 경험이 무리뉴 감독에게 어떤 기억을 남겼는지가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내부 정보 유출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는다. 선수단 사이의 신뢰를 깎고 동료 간 갈등을 만들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라커룸 전체를 서로 믿기 어려운 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
무리뉴 감독은 13년 만에 레알로 돌아와 이런 문제를 초반부터 확인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마르카는 이날 오후 3시 45분 기준 무리뉴 감독이 선수단에 전달한 첫 선발 명단이 아직 외부로 유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단 첫 번째 '시험'에서는 선수단이 내부 정보를 지킨 셈이다.
무리뉴 감독은 레알 복귀 이후 과거와 달라진 자신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전 지도자 생활을 거치며 더 많은 경험을 쌓았고 과거의 실수와 갈등에서도 배운 것이 있다고 밝혔다.
선수단을 향해서도 처음부터 선입견을 갖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모든 선수를 처음부터 다시 관찰하고 팀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선수단 내부 관계가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를 확인한 뒤 판단하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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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발 명단 공개 역시 같은 맥락이다. 누가 경기에 나서는지를 미리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정보가 선수단 안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까지 관찰했다.
13년 전 레알에서 내부 정보 유출 문제로 홍역을 치렀던 무리뉴 감독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선수들의 경기력뿐 아니라 라커룸의 신뢰까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첫 선발 명단은 단순한 전술 선택이 아니었다. 무리뉴 감독이 새 레알 마드리드의 내부 결속을 확인하기 위해 던진 첫 번째 시험지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