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하기 싫었다, 욕도 많이 먹고 힘들었다” 좌승현의 반전 드라마…ERA 12.79→1.88, 5⅔이닝 KKKKKKK [오!쎈 대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6.08.16 00: 05

“다른 건 신경 안 쓰고 급하게 올라가게 된 만큼 위기 상황을 빨리 마무리하고 싶었다. 길게 던진다는 생각보다 한 타자 한 타자 잡는 데 집중했다”.
최악의 순간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1차 지명 출신 좌완 이승현이 갑작스러운 등판에도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이승현은 지난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1회부터 긴급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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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선발 양창섭이 0-1로 뒤진 1회 1사 1,2루서 노시환에게 헤드샷을 던져 퇴장 처분을 받았다. 경기 시작부터 선발 투수를 잃은 삼성에는 대형 악재였다.
몸을 충분히 풀 시간조차 없었던 이승현이 급하게 마운드에 올랐다. 더 이상의 실점은 막아야 했다. 첫 상대는 채은성. 이승현은 채은성을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단숨에 위기를 끝냈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현 016 2026.04.02 / foto0307@osen.co.kr
시작에 불과했다. 이승현은 이후에도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5⅔이닝 동안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찍혔고 낙차 큰 커브가 위력을 발휘했다.
삼성은 이승현의 역투와 타선의 폭발을 앞세워 한화를 11-6으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승현은 “다른 건 신경 안 쓰고 급하게 올라가게 된 만큼 위기 상황을 빨리 마무리하고 싶었다”며 “길게 던진다는 생각보다 한 타자 한 타자 잡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전반기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승현은 전반기 4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12.79로 부진했다. 하지만 후반기 8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하며 확실한 반등에 성공했다.
반등에는 이유가 있었다. 투구 메커니즘에 변화를 줬다. 이승현은 “해마다 팔 스윙이 크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투구 영상을 봐도 그렇더라”며 “1군 엔트리 말소 후 퓨처스팀 모리야마 료지 감독님과 박희수 투수 코치님, 김동호 육성군 투수 코치님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훈련했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현 021 2026.04.02 / foto0307@osen.co.kr
이어 “팔 스윙을 간결하게 바꾸고 타이밍을 빨리 맞추는 데 주력했다.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됐는데 계속하다 보니 타이밍이 맞으면서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에게도 도움을 받았다. 특히 이날 위력을 발휘한 커브를 가다듬는 데 페덱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이승현은 “팔 스윙을 짧게 바꾸고 나니까 타이밍이 맞으면서 구속도 자연스럽게 향상됐다”며 “커브는 원래 감으로 던지는 편이었는데 페덱에게 어떻게 던지면 좋을지 조언을 구했다”고 밝혔다.
또 “저는 커브가 좋은 투수고 직구 스피드가 나와야 커브가 더 산다. 지금은 구속이 올라와 타자와 상대하는 게 훨씬 수월해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현 076 2026.04.02 / foto0307@osen.co.kr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전반기 부진 당시에는 마음고생이 컸다.
이승현은 “야구하기 싫었다. 성적도 안 나오고 공도 안 좋고 욕도 많이 먹으면서 되게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도 있었다. 그는 “김동호 코치님께서 멘탈적인 부분과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이 도와주셨다. 제게 아주 큰 힘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긴 터널을 지나 이제 확실한 반등의 길로 들어섰다.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은 달라졌지만 이승현에게 중요한 건 자신의 자리가 아니었다.
오는 12월 상무 입대를 앞둔 그는 “전반기에 안 좋았는데 후반기 들어 조금이라도 반등할 수 있다는 자체가 저에게도, 팀에도 플러스 요인이 될 것 같다”며 “앞으로 계속 잘해나가면서 12월 입대 전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잘 못 던져서 선발에서 나와 중간에서 던지고 있지만 자리가 중요한 게 아니다. 순위 경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야구하기 싫었다”고 할 만큼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이승현은 포기하지 않고 변화를 택했다. 그리고 선발 투수가 1회 퇴장당한 절체절명의 순간, 5⅔이닝 7탈삼진 1실점이라는 최고의 투구로 자신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제대로 증명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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