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최근 2년 동안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강조한 내용은 상황에 맞는 배팅이다.
특정 선수들에게 한정된 내용은 아니었다. 모든 선수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물론 그 중에서도 김태형 감독이 콕 찝어서 얘기하는 몇몇 선수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선수들이 윤동희와 나승엽이었다. 두 선수 모두 2024년 최고점을 찍었다. 그리고 이 최고점 시즌은 매년 경신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2026년 현재, 두 선수는 2024년의 최고 시즌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당시 함께 급부상했던 ‘윤나고황’의 일원이었던 고승민과 황성빈 역시 방황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나름대로 반등을 하면서 라인업의 중심 역할을 해내고 있다.


윤동희와 나승엽 모두 현재 성적이 좋지 않다. 윤동희는 47경기 타율 2할3푼1리(160타수 37안타) 4홈런 12타점 OPS .701의 성적이다. 5월 중순, 서울 원정 숙소에서 샤워 도중 넘어지면서 골반 부상을 당했고 이후 한달여 만에 복귀했다. 복귀 이후 양질의 타구들을 때려내면서 부활의 기미가 보였다. 6월 23일 NC전에서는 끝내기 안타를 뽑아내기도 했고 27일 LG전에서는 홈런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타구의 질들이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배트 스피드와 몸의 스피드가 전체적으로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장타를 의식하는 스윙에 대한 지적이 지난해부터 있었다.
나승엽은 올해 시즌 출발이 늦었다.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사행성 오락실을 방문하며 논란의 중심이 됐고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고 돌아왔다. 5월 초, 복귀 이후에는 고승민과 함께 타선을 이끌어 나가는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이내 성적이 고꾸라졌다. 현재 48경기 타율 2할2푼8리(167타수 38안타) 5홈런 27타점 OPS .657의 성적에 그치고 있다.
역시 컨택보다는 큰 스윙으로 일관하고 있다. 윤동희는 우익수 수비에서 가치를 더해주곤 있지만, 나승엽은 수비마저 아쉽다. 1루 수비에서 트라우마가 지속적으로 생성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현재 난관에 봉착한 것이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팀 배팅에 대한 지적이 동반되고 있다. 개인의 생산력이 뛰어나지는 않아도 팀 승리에 가치 있는 선수가 되어야 하는데, 두 선수는 이 점이 부족하다. 김태형 감독이 최근 2년 동안 꾸준히 지적한 내용이다.
결국 두 선수는 전반기 3경기를 남겨두고 2군으로 내려갔다. 이미 ‘최후통첩’을 해 놓은 상황이었다. 달리 생각하면 김태형 감독은 두 선수가 살아나길 믿으며 인내했지만 인내의 결실을 맺지 못했다.

두 선수가 팀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김태형 감독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동시에 팀을 위한 타격도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팀을 등한시 해서는 안된다는 것.
김태형 감독은 두 선수를 2군으로 내려보낸 이후인 7일 사직 KIA전을 앞두고 “본인들이 노력해서 특정 상황이나 투수들에 대한 대처를 해내야 한다. 치고 안 치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팀이 어떤 상황이 처했는지, 주자가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고 컨택이 필요할 때는 어떻게든 하려고 하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선수들도 욕심이 날 때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1점이 필요할 때 바깥쪽 변화구도 따라가서 컨택을 하는 모습이 보여야 한다. 물론 컨택을 한다고 다 안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팀에는 그런 모습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동안 강조한 내용들과 다르지 않다.
두 선수 모두 개인의 영달을 위한 방향성을 잡았다. 하지만 팀을 위한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고 개인의 기록도 하락했다. 아무 것도 얻지 못한 셈이다. 퇴보했다고 볼 수 있다.

일단 김태형 감독은 두 선수의 1군 복귀 시점에 대해 “지켜볼 것이다”고 했다. 후반기 첫 시리즈인 삼성과의 4연전에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