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드 벨링엄의 손 하나가 월드컵 판정 논란에 불을 붙였다.
TNT스포츠는 25일(한국시간) 잉글랜드-가나전에서 벨링엄이 조던 아예우와 대화하며 입을 가렸지만 퇴장당하지 않은 장면을 집중 조명했다. 같은 대회에서 파라과이의 미겔 알미론은 비슷한 행동으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잉글랜드는 가나와 0-0으로 비겼다. 경기 뒤 스코어보다 더 크게 번진 장면은 벨링엄과 조던 아예우의 대화였다. 벨링엄은 아예우와 말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입을 가렸다. 이번 대회 새 규정 때문에 곧바로 논란이 붙었다.

2026 월드컵에서는 상대 선수와 대화할 때 입을 가리는 행동이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모든 입 가리기가 퇴장은 아니다. 다툼이 붙은 상황, 모욕적 발언을 숨기려는 행동으로 판단되면 레드카드가 나올 수 있다. 선수들이 카메라 앞에서 입을 가리고 욕설이나 차별 발언을 감추는 일을 막기 위한 장치다.

실제 퇴장도 이미 나왔다. 파라과이의 미겔 알미론은 튀르키예전에서 메르트 뮐뒤르와 충돌하던 장면에서 입을 가렸다. 주변 선수들이 몰려든 상황이었다. VAR 확인 뒤 레드카드가 나왔다. 월드컵에서 새 규정이 칼처럼 적용된 첫 장면이었다.
그래서 벨링엄 장면이 더 커졌다. 같은 입 가리기처럼 보였지만 판정은 달랐다. 벨링엄과 아예우의 대화는 충돌 상황으로 보지 않았다. 몸싸움 직후 격한 다툼이 아니라, 비교적 차분한 대화로 판단됐다. 주심도 VAR도 움직이지 않았다. 잉글랜드의 간판 미드필더는 그대로 경기를 마쳤다.
팬들의 반응은 갈렸다. 한쪽은 “알미론은 퇴장인데 벨링엄은 왜 아니냐”고 물었다. 다른 쪽은 대화의 온도가 달랐다고 봤다. 장면만 보면 비슷하지만, 규정은 손동작 자체보다 상황을 본다. 친근한 대화인지, 대립하는 대화인지가 판정선을 가른다.
문제는 기준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카메라는 손동작을 잡는다. 시청자는 입을 가린 장면만 본다. 그 안에서 어떤 말이 오갔는지, 두 선수의 감정선이 어땠는지는 화면 밖에서 판단된다. 같은 행동이 한 경기에서는 퇴장, 다른 경기에서는 무징계가 되면 논란은 피할 수 없다.

벨링엄은 가나 벤치와도 충돌했다. 전반 종료 직전 제롬 오포쿠에게 거친 태클을 한 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과 말다툼을 벌였다. 모건 로저스가 벨링엄을 떼어냈다.
잉글랜드에는 큰 손실 없이 지나간 장면이다. 그러나 대회 전체에는 숙제가 남았다. 새 규정은 선수 보호와 차별 발언 방지를 위해 만들어졌다. 적용이 들쭉날쭉해 보이는 순간, 규정의 목적보다 스타 봐주기 논란이 먼저 튀어나온다.
월드컵 판정은 골보다 오래 남을 때가 있다. 링엄은 퇴장당하지 않았고, 알미론은 이미 한 경기를 잃었다. 입을 가린 손 하나가 이번 대회 심판 판정의 가장 불편한 기준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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