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입대 전과 비교해 선수층이 한층 두터워진 한화 이글스. 전역과 함께 1군 등록이 불발됐지만, 당사자는 달라진 팀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군 복무를 통해 야구의 소중함을 다시 깨달은 만큼 1군 선수단과 함께 훈련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을 느끼고 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예비역 내야수 정은원은 지난 1일 상무에서 전역을 명받고 2일 한화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만난 정은원은 “민간인이 된 게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적응도 잘 안 되고 어색하다”라며 “전역한 게 마냥 좋지만은 않다. 긴장도 되고 설렘도 있다. 긴장 반 설렘 반이다”라고 전역 소감을 전했다.
인천고를 나와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 2차 3라운드 24순위 지명된 정은원은 2021시즌 139경기 타율 2할8푼3리 6홈런 39타점 85득점 19도루 활약하며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영광의 시간을 뒤로하고 2024년 12월 상무로 향한 그는 2025시즌 퓨처스리그 83경기 타율 2할6푼7리 6홈런 54타점 51득점, 2026시즌 38경기 타율 2할8푼 3홈런 31타점 21득점을 남기고 전역했다.

정은원은 “군대에서 소중한 것들을 다시 알게 됐다. 1군에 등록은 안 됐지만, 합류해서 같이 훈련한 자체만으로도 색다른 느낌이었다. 너무 오랜만이라 어색하기도 한데 이런 환경이 감사할뿐이다. 1군에서 야구를 한다는 자체가 소중한 것”이라고 한층 성숙해진 마인드를 뽐냈다.
정은원은 상무에서 오직 야구 하나만 바라보고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시간 날 때마다 야구에 대한 고민만 했다는 그는 “퓨처스리그 기록에 대한 아쉬움은 있는데 느낀점이 너무 많았다. 어떻게 하면 야구를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을 되게 많이 했다. 군대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내가 앞으로 야구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방향성이 잡혔다. 내 정체성을 확실히 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군에서 한화가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걸 보면서 큰 동기부여도 생겼다. 정은원은 “부러웠다. 내가 있었을 때 저랬으면 좋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또 저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라며 “신인 시절 가을야구를 가고 못 갔다. 또 신인 시절이라 기억도 잘 안 난다. 가을야구를 다시 해보고 싶다. 작년 상무가 한화의 한국시리즈 대비 연습경기 파트너였는데 그 때 많이 부러웠고, 한화를 응원했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2일 “정은원이 오랫동안 나가있었지 않나. 1년 반 정도 떨어져 있었으니 옛날에 같이 뛰었다고 해도 야구라는 건 호흡이 필요한 운동이라 1군 선수들과 며칠 동안 함께 훈련하고 그 다음 코치들과 상의를 거쳐 1군 등록을 결정할 거다”라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이도윤이 잘하고 있지 않나. 물론 과거 정은원이 잘했지만, 그렇다고 지금 잘하고 있는 선수를 새 선수가 왔다고 빼는 건 아니다. 지금 잘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다”라며 “야구는 끊임없는 경쟁이다. 그래야 팀이 강해진다. 정은원은 이번주 잠실 3일, 부산 3일 동안 쭉 볼 것이고, 다음주 홈에서 상의해서 등록을 결정할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은원은 “나도 감독님께 똑같이 들었다. 이런 환경에 오랫동안 없었으니까 적응하면서 같이 훈련하자는 말씀을 해주셨다”라며 “전역하면서 도전하는 신인이라는 마음을 갖게 됐다. 다시 경쟁을 해서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내야한다.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마음을 먹고 야구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자신을 기다린 한화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정은원은 “상무에서는 기회를 얻어서 경기에 되게 많이 나갔는데 지금은 그런 환경이 아니다. 도전해야하는 입장이며, 앞으로 내가 가야할 길이 순탄치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라며 “한화 팬들이 기다려주셨고, 나한테 원하는 모습이 있기 때문에 그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 다시 골든글러브 때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매일매일 발전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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