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전설' 숀 바틀릿(53)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후배들을 향해 멕시코보다 한국을 더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남아공 '데일리 뉴스'는 9일(한국시간)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바틀릿은 2026 월드컵에서 한국의 강력함이 멕시코보다 더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남아공 대표팀의 성공에 이바지한 공로로 존경받고 있으며 팀이 한국과 어려운 경기에 대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바틀릿은 A매치 74경기에 출전해 29골을 넣으며 남아공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린 공격수다. 그는 1996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또한 바틀릿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두 번이나 골망을 흔들며 월드컵 무대에서 멀티골을 터트린 최초의 남아공 선수가 되기도 했다.


조 추첨 이후 바틀릿은 남아공이 한국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아공은 개최국 멕시코, 한국, 덴마크·북마케도니아·체코·아일랜드 중 한 팀이 될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D 승자와 함께 A조에 배정됐다. 멕시코(15위)가 FIFA 랭킹도 한국(22위)보다 높고, 홈 어드밴티지까지 갖췄으나 한국보다는 아래로 본 것.

바틀릿은 "재미있는 점은 모두가 멕시코전이 가장 어려운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는 거다. 난 한국전이 제일 힘들 것 같다. 왜냐하면 한국 선수들은 95~105분 동안 계속 뛰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은 기술적으로도 매우 뛰어나다"라고 주장했다.
데일리 뉴스는 "이러한 바틀릿의 통찰력은 남아공이 조별리그 경기에 가까워질수록 중요하다. 특히 멕시코와 개막전을 앞두고 기대를 모으고 니다. 바틀릿은 남아공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한국과의 경기이기 때문에 전략적인 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 경기가 대회에서 그들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전했다.
바틀릿은 "한국전에선 특히 규율을 잘 지켜야 한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다. 그때쯤이면 우리가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을지 없을지 확정됐길 바란다"라며 "이번 월드컵 방식상 승점 3점, 4점만으로도 32강에 진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1차전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 게 매우 중요하다"라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선수들은 지난 2년간 잘 해냈다. 그들은 그 자신감을 월드컵 무대까지 가져가야 한다"라며 "우리는 홈을 떠나서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왔다"라고 후배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다만 남아공 대표팀을 이끄는 휴고 브루스 감독은 한국전을 승리의 기회로 보고 있는 모양새다. 그는 "우리에게 쉬운 조는 아니다. 우선 아즈테카 스타디움에서 개막전을 치르는 개최국 멕시코와 맞붙는다. 그곳에서 경기는 매우 어려울 거다"라며 멕시코를 경계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길 수 있다'는 한마디로 정리하고 넘어갔다. 브루스 감독은 "다음으론 한국도 있다. (꺾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하지만 덴마크-북아일랜드의 PO 승자가 우리 조에 속한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아마도 덴마크가 될 거 같은데 강팀이다. 최선을 다하고, 어떤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라고 전했다.
한국을 가장 만만한 상대로 보는 눈치다. 남아공은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 예선에서 조 1위로 뚫고 올라온 팀이다. 나이지리아, 베냉, 레소토, 르완다, 짐바브웨와 함께 속한 조에서 5승 3무 2패를 거뒀다. 지난 20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선 4강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그리 강한 팀은 아니다. 라일 포스터(번리) 정도를 제외하면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없다. 대부분이 자국 리그에서 뛰거나 유럽 2부리그에 몸담고 있다. 선수단 개개인의 이름값과 실력만 보면 한국이 분명 한 수 위다.

홍명보호로서도 남아공은 1승 제물로 삼아야 하는 상대다. 물론 홍명보 감독은 성급히 기뻐하진 않았다. 그는 조 추첨 직후 "우리가 매우 초반에 뽑힌 걸 보고 정말 당황했다. 월드컵에선 유리한 조 추첨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순 없다. 이제 지금부터 상대 분석을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홍명보 감독은 "우리는 지난 9월 멕시코와 맞붙었다. 남아공은 최근 매우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이다. 이 경기들을 보면서 우리 전력을 강화할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내년 6월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유럽 PO 패스 D 승자와 1차전을 치른 뒤 18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리는 조별리그 2차전에서 멕시코와 맞대결을 펼친다. 그리고 25일 몬테레이의 BBVA 스타디움에서 남아공과 최종전을 소화한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