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용두사미의 시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2025년, 그리고 외국인 선수 알렉 감보아의 2025년이었다. 결국 롯데와 감보아는 결별한다.
감보아는 지난 10일, 보스턴 레드삭스와 마이너리그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롯데는 감보아를 보류선수 명단에 넣으면서 재계약 의사를 전달했지만 결국 고심 끝에 감보아와 재계약 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감보아도 다시 한 번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디애슬레틱’의 윌 새먼은 감보아의 보스턴 계약 소식을 전하면서 ‘만약 감보아가 메이저리그에서 뛰면 92만 5000달러의 연봉을 받는다’고 전했다. 스프링캠프에도 초청받는다.


감보아는 올해 롯데의 한 시즌 축소판과 같은 선수였다. 5월 말, 어깨 부상을 당한 찰리 반즈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했다. 팜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유망주들이 득실대는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에서 활약하다가 롯데의 러브콜을 받고 해외 무대 도전을 택했다.
감보아는 좌완 파이어볼러의 위력을 KBO리그에서 제대로 떨쳤다. 최고 159km의 강속구를 던지던 감보아를 상대한 타자들은 “직구 하나만큼은 리그 최고”, “이런 공을 본 적이 없다”라고 혀를 내두르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허리를 숙이며 인사하는 듯한 자세의 세트 모션 때문에 데뷔전에서 홈스틸을 허용하는 등 굴욕을 겪었지만 이를 빠르게 개선해서 리그 최고의 투수로 거듭났다. 6월 한 달 동안 5전 전승 평균자책점 1.72(31⅓이닝 6자책점)으로 월간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세가 오래가지 않았다. 풀타임 선발 경험은 전무했던 감보아는 시즌을 거듭할 수록 한계를 보여줬다. 데뷔 초반에는 150km 중후반대 구속은 기본이었지만, 이후 구속이 떨어졌다. 전반기 막판 팔꿈치 통증으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걸렀는데, 후반기에도 비슷한 팔꿈치 문제가 발생했다.
감보아의 추락, 그리고 롯데의 추락이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다. 포스트시즌 진출권에 있다가 탈락한 롯데였고 감보아도 위력적이었던 시즌 초반보다 나빠진 기록으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시즌 최종 기록은 19경기 7승 8패 평균자책점 3.58(108이닝 43자책점) 117탈삼진. 퀄리티스타트는 11번을 기록했다. 9월 4경기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9.68(17⅔이닝 19자책점) 19탈삼진 14볼넷으로 무너진 게 의문을 증폭시켰다.
결국 롯데는 감보아의 내구성에 대한 불안함을 담아두고 있었다. 감보아 대신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물색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정했다.

한편, 아직 외국인 선수들 계약을 한 명도 하지 못한 롯데는 신중하게 외국인 선수 라인업을 정리하고 있다. 빅터 레이예스와는 재계약을 추진 중이고 유력하다. 아시아쿼터는 11일 일본 매체들을 통해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에서 1군 통산 84경기(49선발) 277⅔이닝 14승 23패 6홀드 평균자책점 4.60의 성적을 기록한 교야마 마사야와 계약이 유력하다고 전해졌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