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가 또 한 번 맨체스터 시티에 무릎을 꿇었다. 선제골을 넣고도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후반 내내 몰아친 공세도 스코어를 뒤집기엔 모자랐다. 사비 알론소 감독의 입지는 더욱 흔들리게 됐다.
레알 마드리드는 11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6차전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1-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레알은 4승 2패(승점 12)로 8위, 맨시티는 4승 1무 1패(승점 13)로 레알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두 팀 모두 상위 8위 안에는 들어 있지만, 레알 입장에선 '현대 축구의 라이벌'에게 또 한 번 홈에서 고개를 숙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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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골도 레알의 몫이었다. 전반 28분 알바로 카레라스가 수비 상황에서 볼을 따내며 역습이 시작됐다. 벨링엄이 중원에서 볼을 몰고 치고 나가더니 오른쪽으로 빠지는 호드리구에게 정확한 패스를 내줬다. 호드리구는 박스 오른쪽에서 각도가 크지 않았음에도 오른발로 반대편 구석을 찔렀다. 32경기 연속 무득점이던 '골 가뭄'을 끊어낸 한 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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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골의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맨시티는 전반 35분 코너킥 상황에서 곧장 응수했다. 라얀 셰르키의 코너킥에 이은 요슈코 그바르디올의 헤더를 티보 쿠르투아가 한 차례 막아냈지만, 튀어나온 공을 니코 오라일리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오라일리의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이었다.
전반 막판에는 수비 집중력이 무너졌다. 전반 40분경 문전 크로스 상황에서 안토니오 뤼디거와 엘링 홀란이 뒤엉켰고, 처음엔 흐름이 이어지다 비디오 판독(VAR) 끝에 레알의 파울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홀란은 전반 43분 침착하게 오른발로 골문 오른쪽 구석을 찌르며 역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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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투아는 실점 장면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 뒤로는 존재감을 증명했다. 전반 추가시간 홀란과 셰르키의 연속 슈팅을 연달아 막아냈고, 후반에도 제레미 도쿠의 낮고 빠른 슈팅을 끝까지 따라가 쳐냈다. 그럼에도 팀 패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후반은 사실상 맨시티의 일방적인 공격만 있었다. 맨시티가 라인을 내리고 4-1-4-1 블록을 촘촘히 세우자, 레알은 박스 앞에서만 볼을 돌리며 고전했다. 벨링엄이 개인 돌파로 틈을 만들려 했고, 발베르데가 중거리 슈팅으로 균열을 내려 했지만 공간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알론소 감독은 후반 13분 곤살로 가르시아를 빼고 아르다 귈레르를 투입하며 공격적인 변화를 줬고, 이후 다니 세바요스를 내리고 브라힘 디아스를 넣으며 중원에 보다 창의적인 자원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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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중반 비니시우스는 좋은 위치에서 두 차례나 슈팅 기회를 맞고도 골문을 외면했다. 페널티 박스 중앙에서 날린 헤더는 골대를 살짝 벗어났고, 세컨드 볼에 이은 발리 슈팅은 골문 훨씬 위로 뜨고 말았다.
알론소 감독은 승부수를 아끼지 않았다. 후반 막판 수비수 라울 아센시오를 빼고 공격수 엔드릭을 투입하는 전술 변화를 택했다.
후반 40분 카레라스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엔드릭이 중앙에서 강하게 헤더로 연결했는데, 공이 크로스바 상단을 스치고 나갔다. 베르나베우가 단체로 탄식을 내뱉은 장면이었다. 그게 사실상 레알의 마지막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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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는 이후 네이선 아케를 투입하며 라인까지 더 내리고, 사실상 '버티기 모드'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종 기대득점(xG) 수치에서도 맨시티가 2.54, 레알이 1.44를 기록하며 내용상 열세를 인정해야 하는 경기였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베르나베우에는 야유와 휘슬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최근 리그 5경기 1승에 이어 챔피언스리그까지 흔들리면서, 사비 알론소를 향한 시선도 더 차가워졌다. "이게 알론소의 마지막 베르나베우 경기가 될 수 있다"는 현지 평가가 괜한 말이 아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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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에서 끝까지 몸을 풀고도 출전하지 못한 킬리안 음바페, 골을 넣었지만 역전을 막지 못한 호드리구, 결정적인 기회를 날린 비니시우스, 그리고 실수와 선방을 동시에 보여준 쿠르투아. 레알의 현재 불안한 단면들이 이 한 경기에 모두 담겼다.
맨시티는 베르나베우에서 또 한 번 값진 승리를 챙기며 '현대 축구 최강자'의 면모를 보여줬다. 레알은 순위표상으로는 아직 상위권이지만, 내용과 분위기 모두가 심상치 않다. 위기를 뒤집는 건 결국 결과뿐이다. /reccos23@osen.co.kr